2005년 10월 20일
보도자료의 마술

강풀의 [순정만화] 책 소개를 읽다보면 이상한 구절이 하나 나옵니다.
"총 페이지뷰 3200만 명, 1일 평균 페이지뷰 200만 명."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말이죠. 필경 문학세계사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꼈을 저 통계가 옳다면, [순정만화]는 고작 32일간만 연재가 되었어야 맞습니다. 그러나 보다시피 [순정만화]는 2003년 10월24일부터 2004년 4월12일까지 172일간 43회에 걸쳐 연재되었습니다. 일 평균 2백만 회가 옳다면 총 페이지뷰는 3억 회를 넘을 것이고, 총 페이지뷰 3200만 회가 맞다면 일 평균 페이지뷰는 20만을 밑돌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다행히 파란의 웹툰 서비스가 추정의 근거를 제공합니다. 1년 전 게시된 [1001]의 첫회가 30만대의 조회수를 나타내고 있는 거죠. 한국선수가 다뤄질 때는 급증하지만 네이버의 대표웹툰 [MLB카툰] 역시 평균 2~30만대의 조회수입니다. [순정만화]가 이야기웹툰의 기수로서 가진 프리미엄을 고려하더라도 2백만:30만의 갭은 너무 큽니다. 그렇다면 총페이지뷰 3200만이 옳다는 쪽에 무게중심이 실립니다. 일 평균 페이지뷰는 20만을 밑돌지만, [순정만화]의 연재주기 3~4일을 고려하면 편당 조회수는 70만 정도가 될 것이고 '순정만화:1001=70만:30만'이라면 얼추 계산이 맞을 겁니다. 애초에 포털사이트의 메인화면도 아니고 특정 컨텐츠 하나가, 어쩌다 하루도 아니고 반년간 매일 2백만 회의 페이지뷰를 기록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의 인터넷환경과 인구를 고려할 때 말도 안 되겠지요.
따라서 총페이지뷰 3200만이 맞고 일 평균 200만 명은 20만 명의 단순오타일 가능성이 큽니다. 페이지뷰를 횟수로 계산하지 않고 명수로 계산하는 지적 수준으로 보아, 회 평균을 일 평균으로 잘못 썼으리라 보는 추리가 타당할 겁니다. 문제는 이따위 비상식적인 통계가 검토없이 이런 식으로 수없이 인용되며 '인터넷만화 독자 2백만 명 시대'라는 허구적인 신화를 낳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인터넷만화의 타이틀별 독자상한선은 2~30만명(이 수치는 두세 편의 매머드급 웹툰에 한정됩니다. 절대다수의 중소 타이틀은 10만 페이지뷰를 한참 밑돕니다)이 되는 셈입니다. 다른 사이트로 퍼날라져 읽은 독자까지 합하고 싶은 사람이 있겠지만, 연재 도중에 처음부터 다시 읽느라 페이지뷰를 증가시키는 독자의 숫자도 무시 못합니다. 그렇다면 보통 출판만화 베스트셀러의 판매부수 3~5만부에 비해 그리 턱없이 높은 수치는 아니죠. 여기에 (불법 공유만화 독자를 제외하고) 판매부수 수십 배의 대여점 독자를 고려한다면 도리어 인터넷만화의 페이지뷰는 출판만화 앞에 작아집니다. 인터넷만화는 또다른 가능성의 하나지만 그 위세와 실상은 그리 대단한 것도 아닙니다. 잘못된 통계와 인용에 근거한 인식은 바로잡힐 필요가 있습니다.
# by | 2005/10/20 11:43 | 1표 attitude | 트랙백(1)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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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마케팅에서 '구매고객 3백만명 신화' 라고 하는 것도 사실 중복방문을 전부 포함하는 거지만,
숫자가 워낙 애매하니 그 회사의 화장품 이용하는 사람이 3백만이라고 알아듣기 딱 쉽죠.
이런 마케팅은 그냥 눈살 찌푸려지는 것 말고는 아무런 효용도 없다는 느낌이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