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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반대이론

 
FTA의 기본논리는 비교우위론이다. 비교우위론을 FTA에 적용해서 설명해보면,

어떤 나라에 6을 버는 우위산업이 있고, 4를 버는 취약산업이 있다. 이 나라의 총수입은 10이다. FTA를 통해 우위산업에 집중하면 우위산업은 생산성이 향상되어 12를 벌고 취약산업은 생산성이 저하되어 2밖에 못 번다. 총수입은 14로 늘어난다. 비교우위론에 따라 총생산성이 증대되었으므로 양국 모두 총수입이 늘어난다(간혹 토론프로그램에서 FTA반대론자가 한미FTA를 통해 한국은 조금 벌고 미국이 많이 벌면 한국이 그만큼 손해가 아니냐고 주장하는데, 그건 아니다). 수입이 3 이하로 떨어지면 산업 존립에 위험이 있고 분배정의 실현을 위해서 12를 번 우위산업에서 3을 떼어 취약산업한테 준다. 우위산업은 여전히 9가 남았고 취약산업은 5를 벌었으므로, 각각 FTA 이전보다 3과 1을 더 벌었지만, 빈부격차는 2에서 4로 벌어져 양극화는 심해졌다.



FTA를 반대하는 고전적인 이론은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주사파들의 이론이다.

주사파들은 남한을 식민지반봉건반자본주의사회라고 본다. 남한은 미제국주의의 식민지이며 FTA를 통해 미국 중심의 세계경제체제에 더 종속된다고 생각한다. 말은 복잡하지만 결국 반미쇄국주의를 하자는 소리다. FTA찬성론자들이 반박할 필요도 없이 안 먹힌다. FTA를 반대한다는 점에서는 언뜻 우리편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지능형 안티'의 역할을 한다. 게다가 자기들의 '지능형 안티'의 역할을 하는지 파악할 '지능'마저 없다. 여러 모로 피곤하다.

두 번째는 중도우파의 입장이다.

이들은 국가는 의식주·공공서비스·금융·문화 등 주요산업 분야에서는 FTA의 무역분업 논리에 휘말리지 않고 자립경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위 민족경제론이라 자칭하며, 이번에 한미FTA 반대의 기치를 드높이 올린 정태인을 비롯해 지금은 축출된 노무현정권 초기의 코드인사 상당수가 이런 입장이다. 사실 이들은 FTA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고, 위의 설명에서 취약산업이 존립의 기준인 3 이하로 수입이 떨어졌을 때 아예 붕괴해버리지 않을까를 걱정한다(따라서 이들은 그럴 걱정이 상대적으로 적은 한일FTA를 지지한다).

FTA찬성론자들은 일단 이들을 '쇄국주의'로 몰고 본다. 하지만 엄연히 말해 중도우파는 경제개방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것이고 쇄국주의와는 전혀 다르다. FTA찬성론자들의 두 번째 반론은 개방과 경쟁을 통해 자립경제를 요구하는 산업들도 성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WTO체제 내에서도 이미 성장을 촉진하는 경쟁요인들이 효과를 발휘할 만큼은 개방되어 있지 않은지, 경쟁을 붙였다가는 바로 붕괴할 극단적 취약산업이 있지는 않은지 분명히 따져봐야 한다. 바로 한국의 서비스산업과 농업이 각각 그렇다.

FTA를 반대하는 세 번째 주요세력은 사민주의와 좌파다.

이들이 주목하는 준거는 사회양극화다. FTA 같은 인위적인 체제를 통해서 취약산업과 취약산업의 노동자들이 일시적이든 아니든 위험한 상태로 빠지는 것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한다. 우위산업의 수입이 자본가 위주로 돌아가는 것, 결과적으로 빈부격차가 벌어지는 것에도 반대한다. 사민주의와 좌파의 차이가 있다면 사민주의의 입장에서는 사회적 안전망만 갖춰져 있다면, 즉 위의 설명에서 취약산업이 3 이하로 떨어지는 위기에 국가가 4의 수입을 보전해준다면, FTA를 인정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FTA찬성론자들은 일단 이들을 '반미빨갱이'로 몰고 본다. '빨갱이'는 맞지만 색깔논쟁이고, '반미'는 한 적이 없고 단지 주사파들과 연대하고 있을 뿐이다. FTA찬성론자들의 두 번째 반론은 성장과 분배의 해묵은 가치논쟁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건 해답이 안 나온다.

나는 소위 말하는 '개량주의·기회주의적 좌파'지만, 선거를 통해 친미-신자유주의자를 대통령으로 뽑은 이상, 위의 세 가지 논리를 통해 한미FTA를 반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노무현이 중도우파-절차적민주주의자인 줄 착각하고 지지한 사람들은 억울할 수도 있겠다. 어쨌든 노개들이 정권을 해먹고 있는 이상, 자립경제의 유지·사회양극화 안전망 확충이라는 전제조건을 보장받는 한미FTA가 되도록 노력해야지, 그들의 제1정책인 한미FTA 자체를 반대하는 건 탄핵을 하자는 것이다(하고는 싶다).

그런데 전지구에서 한국에서만 통하는 독창적인 FTA반대이론이 탄생한다.

멍청한 개노정권이 어떻게 지랄을 떨었는지, 이놈의 한미FTA는 가진 자들한테도 불리한 것이다. FTA는 우위산업을 중심으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모델인데, 눈 씻고 찾아봐도 미국에 대해 우위산업인 분야가 없다. 6을 벌던 우위산업이 10은 벌어야 2밖에 못 버는 취약산업에 나눠줄 게 생길 텐데, 10은커녕 애초에 벌던 6도 못 벌게 생겼다. 그렇다고 미국시장 공략, 투자 유치, 양극화 해소, 중소기업 육성으로 자고 일어나면 뜬금없이 한미FTA의 목적을 바꿔대는 개노정권한테 뾰족한 전략이 있을 리 없다. 노동자는 둘째 치더라도 신자유주의에 투철하려면 최소한 재벌은 보호해놓고 봐야 될 텐데, 그런 보호망은 이미 4대선결조건과 2차협상에서 화끈하게 다 내줬다. 한마디로 한미FTA를 체결하면 미국기업들과 내수시장을 두고 경쟁할 4대재벌부터 망하게 생겼다(대표적으로 SK케미컬·기아자동차·LG텔레콤이 위험하다. 젠장, 여기서도 삼성은 빠진다). 심상정은 삼성·엘지의 경제연구소들마저 FTA를 우려(나중에 현대경제연구원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민노당이 재벌의 이익을 대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반대여론이 60%를 넘었고, 한나라당마저 동참하면 1년 남짓 남은 개노정권의 헛짓거리도 끝장인데, 이마저도 한나라당 정책위에서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by 유민형 | 2006/07/25 00:19 | 1표 attitude | 트랙백(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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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no-break space at 2006/07/27 11:55

제목 : 유시민의 약가적정화, 결국 쇼였다.
한미FTA 2차협상이 '형식적 파행'으로 끝난 것은 보건복지부 장관인 유시민이 약가적정화를 고집했기 때문이었다. 약가적정화 취소는 원래 4대 선결조건 중 하나였는데, 유시민이 약가적정화를 밀어붙이겠다는 보도가 나가자, 4대 선결조건을 어긴 것에 대해 커틀러 미국대표가 협상일정 불참으로 항의를 했고, 다음날 김종훈도 협상일정을 취소하면서 대응하는 척 폼을 잡았다. 이를 '2차협상 파행'이 아니라 '형식적 파행'이나 '폼을 잡았다'라고 폄하하......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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