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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이 동원호를 구했나

 

소말리아 해적들한테 억류되었던 동원호가 어젯밤 풀려났다. 결과적으로 PD수첩의 보도에 사회적인 이슈가 되자 정부가 뒤늦게 문제를 해결하러 나선 형국이다.

그런데 이 판국에도 외교부와 국정브리핑은 억지스러운 거짓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1. 김영미PD가 협상책을 자임했다가 정부가 거부하자 의도적으로 편파방송을 했다는 둥,

2. 텔레비전은커녕 고물라디오 한 대밖에 없는 해적들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둥, 비현실적인 소리를 해대고 있는 것.

3. 김영미PD에 따르면 동원수산 쪽에서 걸려온 전화는 딱 두 번이고 나머지는 해적들이 매번 연락을 시도해야 했으며 그나마도 불통되는 경우가 많았다는데, 아홉 명의 대표단을 파견해서 해적들한테 넉 달 동안 국제전화 두 번 걸었고 걸려오는 전화도 잘 안 받았다는 건, 결국 아홉 명의 대표단이 두바이로 해외관광 다녀왔다는 말뜻밖에 되지 않는다.

4. 해적들이 '첫 1개월간 비현실적인 조건을 제시했다'는 정부의 주장은 '해적들의 요구조건은 애초부터 10억'이라는 각종 외신과 PD수첩의 보도로 반박된 바 있고, 몇 년째 그걸로 먹고사는 해적들이 협상을 깨는 조건을 제시했을 리 없다는 점에서 정부의 주장이 거짓이거나 협상력 부족의 결과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5. PD수첩 때문에 몸값이 오를 것이라는 주장도 결국 타결된 몸값은 8억이라는 외신의 보도로 어이없이 일축된다.

6. PD수첩의 요지는, 이디오피아 국경지대의 산간지방으로 쫓겨나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소말리아 과도정부와만 협상한 외교부의 무능한 대처를 질책한 것이었는데, 이에 외교부는 자기들도 과도정부 무능한 것 알고 있었고 과도정부에 협조를 요청한 것은 형식적인 절차였다고 뒤늦게 반박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기사는 뭐냐. 입술에 바를 침이 모자라겠다.

7. 결정적으로, 외교부는 WFP 식량수송선 등 4개월 이상 억류가 계속된 경우도 많다고 면피하려드는데, WFP는 몸값 요구를 거부한 경우이고, 협상이 빨리 풀려 1~2주만에 송환시켰던 경우가 있었음도 너무 쉽게 찾을 수 있다. '2주'라고 한다면 PD수첩이 동원호 보도 방침을 밝히고 동원호가 풀려나기까지의 기간과 일치한다. 현재 정황은 두 손 놓고 있던 정부가 PD수첩의 보도와 그 여파에 밀려 부랴부랴 협상에 대처했다는 인상이 짙다.

8. 그러나 그 정도라면 그나마도 다행이겠는데, 김영미PD에 따르면 소말리아 해적들은 먼저 나포한 필리핀 선박과의 협상에 주력하고 있었다고 한다. 그 필리핀 선박이 송환된 것은 지난 15일이다. 지난 2주간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한 건 모든 책임을 PD수첩에 떠넘기던 정부가 아니라 해적들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동원호가 귀환하고 좀더 자세한 사정청취와 조사가 필요하겠지만(PD수첩의 보도도 약간 석연찮은 점이 있다. 위증보다는 아마츄어하게 보이는 부분들이지만), 뚜렷하게 보이는 정부당국의 무능과 여론조작 시도의 책임은 반드시 추궁해야 할 듯싶다. 방귀뀐 놈이 성내면 더 열받는 법이니까.

by 유민형 | 2006/07/31 10:59 | 1표 attitude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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