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8월 08일
틀린 것도 다른 것이 아니다
[한겨레21] 622호에는 국기맹세 거부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이용석 교사의 기고문이 실렸다. 이용석은 이렇게 말한다.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사람이 사람에게 폭력을 가할 수 있는 권리와 정당성은 과연 누구에게서 부여받은 것인가? 지금 이 획일화된 사회에서 내가 '인간'으로 존중받기 위해 나는 내 삶에서 작은 것이라도 '획일화된 상식'을 거부하고 싶다."
그러나 '편향교육'을 대서특필해 경기도교육청을 압박한 [조선일보]의 기본 논지는 편향교육의 옳고 그름을 떠나 고3 입시생을 담당하고 있는 공교육 현장의 교사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방해할 정도로 심하게 편향교육을 해왔는데, 이에 대한 학부모들의 민원을 교육당국이 묵살하고 있다는 것이었다.[조선일보]의 주장 정도는 어렵지 않게 논박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용석도 한겨레도 자꾸 전교조 음모이론(내막의 발단은 좌편향교육이 아니었다고도 한다)이나 전체주의 거부의 감정적 대응을 들이대며 우회한다. 이런 방식은 지지자의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객관적 관찰자를 포섭하는데는 거부감을 일으킨다. 나조차 설득이 안 되는데, 이해당사자인 학부모들이나 학생들이 설득될 것 같지 않다.
나 역시 국기맹세에는 반대한다(솔직히 말해 예비군훈련 때는 동참했지만). 이용석이 말하는 다른 토픽에서도 원칙적으로 그의 입장에 동의한다. 문제는 설득방식이다. '다른 것은 틀린 것이 아니다' 논리의 효용성에 매몰돼, 토론의 상대방에게 음모이론을 덧씌우고 무조건적으로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는' 전체주의자에 악당으로 몰아세우면, 상대방인 우파는 물론이고, 우파적 가치관이 내면화된 부동층 관중도 설득하기 힘들어진다. 그건 스스로 대화를 거부하는 것이고 입지를 좁히는 일이다. 내가 남의 화법을 운운할 처지는 아니지만, 바로 이것이 당장 전교조가 걷고 있는 길이기도 하다.
# by | 2006/08/08 10:09 | 1표 attitude | 트랙백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