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08월 10일
니시카와 미와의 [유레루] ★★★
스포일링하면 안 되는 영화에 스포일러 담뿍 담은 줄거리 요약
형제간의 애증과 [라쇼몽]을 결합시킨다는 아이디어는 괜찮았다. 문제는, [라쇼몽]에서는 계속 새로운 증인이 출현하지만, [유레루]에서는 이렇다할 단서도 없이 오로지 두 명의 목격자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야 한다는 것. 따라서 영화는 두 명의 목격자에게 한 번씩 위증을 시킨다.
형이 위증을 하는 동기는 상투적이다. 그래서 더욱 나름의 설득력을 지닌다. 문제는 동생이다. 사랑하지만 변해버린 형을 징벌하기 위해 위증을 한다? 착한 형을 무고하게 7년간의 옥살이를 시키는 동기라고 하기에는 관객의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 감독도 이 점을 의식한 모양이지만, 공감대를 얻기 위한 디테일을 강조하는 대신, 이야기 전체를 모호하게 처리하는 방식을 택한다. 형은 여자를 죽였다/죽이지 않았다, 동생은 목격한 사건을 제대로 기억했다/기억하지 못했다의 분기점을 주고, 사건의 진상을 확실히 설명하지 않은 채, 그 해석을 관객들한테 돌린다. 그렇게 해서 영화는 '실체적 진실이라는 것의 유동성'이라는 주제의식을 획득했을까? 그렇지 않다.
7년 후의 에필로그를 통해, 영화는 설명적인 방법 대신 이미지적인 방법(흔들다리를 지독히 무서워하는 형의 모습으로 어머니의 필름을 끝내거나, 치에코는 사고로 추락했고 형의 팔뚝의 상처는 치에코를 도와주려다 생긴 것이라는 회상을 가장 명확한 시점으로 보여주는 식)으로 사건의 진상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에필로그에서 제시된 진상이 아닌 다른 해석을 관객이 채택한다면, 영화의 이야기와 은유가 한없이 빈약해진다는 데 있다. 형제간의 애증을 좀더 부각시켜 동생의 위증 동기를 더욱 설득력 있게 처리하거나,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각각의 플롯에 타당성을 더 많이 부여하여 진상의 모호함과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열어주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했어야 했다. 선택하지 못했던 것은 감독의 자신감 부족이라고밖에 평할 수 없다.
연기는 훌륭했다. 오다기리 죠의 연기와 카리스마는 따로 언급할 필요성도 못 느끼겠다. 엉덩이가 예쁘진 않았지만, 형 미노루 역을 맡은 카가와 테루유키의 입체적인 인물표현도 인상적이었다. 형제간의 애증은 시나리오가 아니라 이 두 사람의 앙상블 연기를 통해 주로 표현되었다. 정적인 촬영과 여유 있는 편집도 괜찮았고, 모든 요소를 아우르는 연출도 섬세했다. 영화의 흠은 오로지 좋은 아이디어를 살리지 못한, 니시카와 미와 감독이 직접 쓴 각본뿐이다.
형제간의 애증과 [라쇼몽]을 결합시킨다는 아이디어는 괜찮았다. 문제는, [라쇼몽]에서는 계속 새로운 증인이 출현하지만, [유레루]에서는 이렇다할 단서도 없이 오로지 두 명의 목격자로 이야기를 끌고 나가야 한다는 것. 따라서 영화는 두 명의 목격자에게 한 번씩 위증을 시킨다.
형이 위증을 하는 동기는 상투적이다. 그래서 더욱 나름의 설득력을 지닌다. 문제는 동생이다. 사랑하지만 변해버린 형을 징벌하기 위해 위증을 한다? 착한 형을 무고하게 7년간의 옥살이를 시키는 동기라고 하기에는 관객의 공감대를 얻기 힘들다. 감독도 이 점을 의식한 모양이지만, 공감대를 얻기 위한 디테일을 강조하는 대신, 이야기 전체를 모호하게 처리하는 방식을 택한다. 형은 여자를 죽였다/죽이지 않았다, 동생은 목격한 사건을 제대로 기억했다/기억하지 못했다의 분기점을 주고, 사건의 진상을 확실히 설명하지 않은 채, 그 해석을 관객들한테 돌린다. 그렇게 해서 영화는 '실체적 진실이라는 것의 유동성'이라는 주제의식을 획득했을까? 그렇지 않다.
7년 후의 에필로그를 통해, 영화는 설명적인 방법 대신 이미지적인 방법(흔들다리를 지독히 무서워하는 형의 모습으로 어머니의 필름을 끝내거나, 치에코는 사고로 추락했고 형의 팔뚝의 상처는 치에코를 도와주려다 생긴 것이라는 회상을 가장 명확한 시점으로 보여주는 식)으로 사건의 진상을 제시하고 있다. 문제는 에필로그에서 제시된 진상이 아닌 다른 해석을 관객이 채택한다면, 영화의 이야기와 은유가 한없이 빈약해진다는 데 있다. 형제간의 애증을 좀더 부각시켜 동생의 위증 동기를 더욱 설득력 있게 처리하거나, 관객이 선택할 수 있는 각각의 플롯에 타당성을 더 많이 부여하여 진상의 모호함과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확실하게 열어주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했어야 했다. 선택하지 못했던 것은 감독의 자신감 부족이라고밖에 평할 수 없다.
연기는 훌륭했다. 오다기리 죠의 연기와 카리스마는 따로 언급할 필요성도 못 느끼겠다. 엉덩이가 예쁘진 않았지만, 형 미노루 역을 맡은 카가와 테루유키의 입체적인 인물표현도 인상적이었다. 형제간의 애증은 시나리오가 아니라 이 두 사람의 앙상블 연기를 통해 주로 표현되었다. 정적인 촬영과 여유 있는 편집도 괜찮았고, 모든 요소를 아우르는 연출도 섬세했다. 영화의 흠은 오로지 좋은 아이디어를 살리지 못한, 니시카와 미와 감독이 직접 쓴 각본뿐이다.
# by | 2006/08/10 10:48 | 깊이 existence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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