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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와 오너

 
도미노를 이용한 자동 집안일 시스템

가끔 기획이란 온갖 기묘한 형태의 도미노를 설계하는 것과 같다고 착각하는 바보들이 있다. 그렇지만 기획이란 도미노를 설계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세우는 단계까지 끝내는 것이다. 진정한 기획이란 주어진 조건으로 세우는 단계까지 끝낼 수 있는 발상을 떠오르는 능력과, 그 발상을 스위치만 누르면 기획서대로 착착 움직이도록 모든 준비를 완료시키는 능력의 총합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경험적으로 보면, 기발한 디자인의 도미노를 발상해내는 것(까지)만이 기획이라고 착각하는 부류는 대개 오너(나 클라이언트)들이었던 것 같다. 이들은 곧잘 5센티미터짜리 도미노 1백 개를 던져놓고는, 10킬로미터짜리 대형 도미노를 설치해달라고 주문한다. 심지어 허황된 설계도까지 첨부하는 경우도 있다. (이 돈에 이 인력에 이 시간으로는) 못 하겠다고 직언하면, 이들은 자기 발상의 바보스러움은 돌아보지 않고 무조건 나를 안 되는 이유만 생각하는 비관적인 가치관의 소유자로 매도하고 본다. 난 단지 '5센티미터*1백'은 10킬로미터보다 작다고 말했을 뿐인데. 때로는 왜 자기처럼 참신한 아이디어를 떠올리지 못하느냐며 그러고도 기획자란 겉옷을 걸칠 자격이 있느냐고 잔뜩 허세를 부리며 꾸짖는다.

가장 현명한 해결책은?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나서 허송세월을 보내며 월급날만 기다리는 것이다.

by 민형 | 2006/11/21 19:41 | 일상따반사 diary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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