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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그녀, 형/언니

 
여성을 '그'로 지칭하면 이상한가요?(듀나게시판)

1. He/She를 일본인들이 번역하기 위해 彼/彼女라는 말을 고안해냈고, 그것을 우리가 수입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한국여성으로서는 이중으로 불쾌한 말이죠. (그러나 저는 '그녀'라는 말의 어감이 예뻐서 애용하고 있습니다 _-)

2. 兄에 해당하는 순우리말 표현이 '언니'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문헌자료가 충분하지 않아서인지 학계에서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학형의 준말'이라는 설은 민간어원이자 일종의 사후약방문에 불과합니다. '학형의 준말'이라면 동기나 후배한테도 꼬박꼬박 형이라 불러야 맞죠. 지금은 모르겠는데 90년대 중후반까지도 학회에서 세미나할 때는 동기나 후배한테도 꼬박꼬박 형이라 불렀었고요.

3. 일본에서 굳이 彼/彼女라는 대비를 만들어내고 보급했던 건, 여성운동가들이 '왜 여성이 남성형으로 불려야 되느냐. 우리도 선진국처럼 여성형을 따로 만들어 불러달라'는 여성인권 신장의 차원으로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진경 작가님의 [사춘기]에도 비슷한 취지에서 '왜 여학생이 남자 선배를 형이라 불러야 되느냐'고 따지는 장면이 있고요. 애초에 서구권 언어에서 여성형이 남성형보다 긴 것은 여성존중 차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녀'라는 말, '여의사'라는 말에 종속적인 느낌을 받게 되는 시대로 바뀌어버렸어요. 아이러니하죠.

저는 어느 쪽이냐 하면 '구별이 있는 곳에 차별이 있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그래서 [사춘기]를 읽으면서 불편했어요. (그러면서 '그녀'라는 말은 쓰고 있다 _-)

by 민형 | 2007/04/09 16:14 | 1표 attitude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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