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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아드/아키타입

 
대원씨아이에서 새로운 라이트노벨 레이블이 창간됐다. 일리아드와 아키타입, 두 가지. [이슈]에 광고가 실려 처음 알았는데, 서로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고, 찾아보면 설명이 나올 법하지만 찾아보기 귀찮아서 모르는 채로 남기로 했다. 기다리고 있으면 또 누군가 설명해 주겠지.

그러다 흥미를 끈 것은 다음 기사:
[대원씨아이], 새 소설 브랜드 [일리아드] 창간, [만], 마법고냥이, 단기 4340년 8월 5일

가격이 8천 원이라고 한다. 대여점용 판타지무협소설과 같은 가격이다. 작가 라인업도 그쪽과 다를 바 없다. 아키타입도 중국 쪽 작가가 추가됐다는 걸 제외하면 거의 같은 구성이다. 국내의 라노베라는 것이 머지않아 '삽화가 들어간 대여점 소설'이 될 거라는 건 [파우스트] 창간 이후 예견된 일이었고, 이제는 거의 융합단계에 들어간 듯 보인다. 뭐, 나로선 나쁘지 않다. 새 이름은 얻었으니 그쪽 바닥도 다양성이란 게 생길 것도 같다. 노상 엘프가 나무의 요정이니 물의 요정이니 같은 걸로 싸우지 말고.


그보다 초점은 대원씨아이가 대여점 소설시장으로 진출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학산 대원 서울 3사가 라노베에 열을 올렸던 건 이쪽의 기본시장이 코믹스보다 컸기 때문이다.

코믹스의 기본시장: 권당 1200만 원 = 정가 4000원 내외 * 3000부 내외
서점용만화의 기본시장: 권당 800만 원 = 정가 8000원 내외 * 1000부 내외
라노베의 기본시장: 권당 1800만 원 = 정가 6000원 내외 * 3000부 내외
대여점소설의 기본시장: 권당 1200만 원 = 정가 8000원 내외 * 1500부 내외

계산이 이러한데 코믹스 출판사들이 라노베로 넘어가지 않을 리가 없다. 대여점의 붕괴로 만화시장의 중심이 서점용 단행본으로 넘어갈 거라는 예단은 그래서 틀렸다. 빠른 속도로 출판사와 독자들은 라이트노벨로 이동하고, 만화가들은 삽화가가 되고 있다. 나쁜 일인가? 난 대안만화가 아니라 라노베가 진정한 만화장르의 일종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만화라는 틀을 형식장르로 구분하느냐 서사장르로 구분하느냐의 차이에 불과하겠지만.

혹자는 지금 라노베의 호황은 아직 일본의 A급 작품들이 충분히 수급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도 라이트노벨의 평균 수준이 B급으로 떨어진다 한들 대여점소설 수준은 유지할 거다. 대여점소설 시장이 코믹스나 서점용만화의 시장보다 안정적이다.

두 번째 초점. 개인적인 추정인데 이제 대원씨아이의 BL잡지는 물 건너간 것 같다. 대원이 BL잡지를 만든다는 소문이 처음 떠돈 것은 2004년 경인데, 결국 B愛 레이블을 만드는 것으로 끝났다. 작년에 BL소설 공모전을 열면서 다시 한 번 희망적인 전망이 돌았지만, 인피니티 레이블 하나 더 만들고 넘어갔다.

그런데 이제 일리아드/아키타입이라는 새 사업을 시작했다. 라노베 레이블 창간이라는 게 결국 있는 인원 뺑이 돌려서 만드는 거겠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신규투자와 조직개편은 있을 거다. 그렇지 않아도 잡지 안 되는 이 시절에 그런 부담을 갖고 BL잡지를 만들 여유가 있는 대기업은 아니다. 전체 코믹스 발매종수는 줄여도 B愛레이블 종수는 유지시키고 [순애보 2]까지 내는 걸 보면, 결국 BL이 짭짤하기는 하지만 잡지를 낼 정도는 아니라는 계산인 셈이다. 아니면 적어도 라노베가 BL잡지보다 돈이 된다고 판단했거나. 그 계산과 판단이 옳았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by 민형 | 2007/08/05 23:40 | 청춘 fever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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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iamX at 2007/08/08 13:44
돈의 요정은 네르프(…후다닥)
Commented by 민형 at 2007/08/09 09:33
믿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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