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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 청춘 fever

 

[팝툰]의 세 가지 작은 성공

 
[팝툰] 12호가 발매됐다. 콘진의 '만화작가 창작활성화 뭐시기'가 집행되는 마지막 호다―또 무슨 꼼수를 부려 퍼주기를 지속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6개월 전에 했던, 얌체처럼 12호로 접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그 걱정이 겨우 3개월 정도 연장됐을 뿐이라 해도. [팝툰]에 대한 불평은 그동안 여기저기서 많이 했(고 아무리 해도 전혀 반영되지 않)으니까, 오늘은 [팝툰]이 이룬 성공사례를 짚어보기로 하겠다.

1. 언더그라운드 만화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졌다. 사실 전재상 편집장님이나 씨네21 쪽에서 창간 이전에 밝혔던 포부 등을 지금 다시 읽어보면 언더만화를 하려던 생각이 별로 없었던 것 같지만, 그럼에도 예상대로(?) [팝툰]은 언더만화잡지가 됐다. 8, 9호 때인가부터 새만화책 계보작가들이 슬슬 들어왔고, [팝툰]의 한축을 이루던 웹툰 분야도 마이너 성향의 작가들로 교체되면서 완연한 색깔을 갖췄다.

그 덕에 한동안 언더만화가 열심히 '땅밑달리기'만 하는 바람에, 언더만화 성향임에도 언더만화와 만나지 못해 자신의 취향을 몰랐던 어린 만화독자들, 그리고 예전의 그 만화들을 좋아한 기억을 간직하고도 굳이 지금의 만화를 찾으러 다니지 않았던 성인독자들 상당수가 호응해왔다. 이 호응에 진심으로 만족하는 것인지 대외용으로 고마워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팝툰] 쪽도 그러한 호응을 자신들의 성과로 자인하는 것 같다.

물론 언더만화에 대한 [팝툰]의 성취는 [야후매니아]나 [Na] [계간만화] [새만화책] 등이 보여준 것에 비해 한참 못 미치지만, 그때와는 상황조건이 다르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고, 무엇보다 언더만화에 목마른 자들이 보기엔 '존재만으로 충분해'인 듯하다. 그리고 분명한 한계는 언더만화의 지속가능성 모델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겠지. 지원금 없으면 어떡할 거냐, 이제.

2. 계보에 따라 움직이지 않았다. 만화계 내 계보는 그동안 정부지원금, 외부기업투자, 만화상 등 무슨 공돈이 생길 때마다 말썽이었다. 사실 차떼기만 없었지, 이 바닥의 복마전은 국회나 웬만한 비리사학 이상이라고 해도 반론 걱정은 없을 듯싶다. 특히 [팝툰]은 사업발표 초기 만협이나 우만연 계보의 입김이 강할 것이라는 우려가 대두되면서, 온갖 선입견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결과는? 12호 라인업을 보면 세 명 이상 묶이는 계보가 없고, 반 이상이 독립군이다. 계보로 묶이는 작가들도 계보보다 실력으로 어필했다―예외는 있다. 걔들 만화 좋다는 사람 주위에선 못 찾겠는데 인기가 있댄다 _-. 내막은 모르겠지만 결과물을 보면 지분 나누기의 영향이 있었던 걸로도 보이지 않는다. 이는 너무 많은 것을 뒤섞으려 했던 과욕의 부산물이기도 하지만, 적당히 계보를 따르는 쉬운 길을 택하지 않은 뚝심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

3. '얇고 비싼 잡지'에 대한 소구 가능성의 시험무대가 됐다. 뜻밖에도 가격에 대한 저항이 미미했다. 기존 만화잡지에 비해 절반 이하로 얇고, 분량 대비로 보면 두 배 이상 비싸며, 가격대 성능비도 심각하게 떨어졌지만, 가격 때문에 투덜거리는 사람은 있어도 그 이유로 [팝툰]을 사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다른 치명적인 이유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_-. 들리는 소문을 종합해보면 언젠가부터 기존 만화잡지의 판매부수보다 유달리 떨어지지도 않는 것 같다. [팝툰]보다 더 얇고 더 비싼 잡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으로서 훌륭한 근거자료가 됐다.

by 민형 | 2007/08/11 22:47 | 청춘 fever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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